양돈산업 살길, 악취해결·분뇨자원화 혁신
제민일보·제주특별자치도 공동기획
7. 미래축산환경주간 및 세계바이오차학회경

정부 미래축산환경주간 통해 지속가능 모색
세계바이오차학회 지난달 25일 서울서 개최
안성목장 가축분 바이오차 생산과정 시연도

'2022 세계 바이오차 학회'가 지난달 24~27일 서울관광재단 등에서 진행돼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한 전세계 전문가들이 바이오차를 활용한 악취 및 탄소저감 등에 대해 논의했다. 김용현 기자.
'2022 세계 바이오차 학회'가 지난달 24~27일 서울관광재단 등에서 진행돼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한 전세계 전문가들이 바이오차를 활용한 악취 및 탄소저감 등에 대해 논의했다. 김용현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방자치단체, 생산자단체와 축산농가, 학회·기업이 참여하는 '미래 축산환경 주간'을 지난달 17일부터 11월 4일까지 진행했다. 정부는 2050 탄소중립(Net-Zero)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구체화되면서 축산분야도 과투입 구조에서 벗어나 환경친화적 축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지난달 18일 가축분뇨 활용 바이오차(Biochar) 생산 시연회가 농협안성목장에서 개최됐으며,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4일간 세계 바이오차 학회가 개최, 가축분 바이오차의 잠재적 가치에 대해 논의했다.

△바이오차 세계 전문가 한자리에
양돈 등 가축분뇨를 활용해 친환경 숯 종류중 하나인 바이오차(Bio-Char)로 만들어 에너지화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지난달 농림수산식품부 등 주관으로 바이오차산업 육성계획 등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가축분 바이오차는 가축분에서 방출되는 탄소를 차콜(Charcoal·숯)로 고정하는 개념이다. 그 자체로 온실가스 발생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바이오차는 주변 탄소를 흡수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탄소저감제로서 또다시 탄소를 줄이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바이오차는 주로 토양개량제로 활용되는데 이때 탄소가 이산화탄소로 방출되지 않고 땅속으로 침투해 지구온난화를 막는 데 기여한다. 축산냄새가 많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이미 미국, 호주 등 각국에서는 가축분을 효과적인 유기성폐자원으로 분류, 이를 상용화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바이오차 생산에 따른 안정화·표준화 작업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축산환경관리원, 학계 및 민간기업 관계자들은 지난달 25일 서울관광재단에서 2022세계바이오차학회(APBC 2022)를 진행, 바이오차 생산과 관련된 국제 동향과 국내 바이오차 사업추진 및 협력방안 등을 논의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경지가 지속적으로 감소되면서 기존의 퇴비와 액비 처리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어 다양한 가축분뇨 처리방식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가축분 바이오차, 고체연료, 에너지화 등 새로운 처리방법을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앞서 2021년 바이오차 연구사업단을 출범시켜 가축분 바이오차 생산 및 이용 활성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가축분 바이오차 1톤을 밭에 사용하게 되면 약 2~3톤의 온실가스가 감축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정부는 가축분 바이오차 전환을 확대하기 위해 생산기반 조성, 이용기반 및 인프라 조성 등 3대 과제를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 재정과 제도적 기반을 확충해 시설 설치비와 유통비 등을 지원하는 한편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사업 등을 통해 인센티브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바이오차 컴퍼런스에 참여한 요하네스 레만(Johannes Lehmann) 미국 코넬대 교수는 "가축분뇨는 생산 주기, 예측 물량, 유통시스템 등을 고려할 때 미국내 가장 유용한 바이오차의 유기성폐자원"이라며 "정책적인 측면에서 바이오차 생산에 따른 안정화·표준화를 추진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수요처 환경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다양한 바이오차 활용 사례도 소개됐다. 싱가포르 국립정원 자넬리 정(Janelle Jung)씨는 "이미 싱가포르에서는 음식물쓰레기, 폐플라스틱 등 유기성폐자원의 바이오차 전환을 통해 국립정원내 토양을 더 좋은 상태로 개량하고 있다"며 "도시 외곽에 위치한 가금농가들의 계분을 활용한 가축분 바이오차 생산시험도 진행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사토(Sato) 전문가는 "정부의 '쿨배지(Cool-Vegetable)사업'을 통해 이 곳에서는 바이오차를 활용해 생산된 농산물에 크레딧(Credit)을 부여해 소비를 촉진시키고 있다"고 밝히며, 일본에서도 바이오차 등 탄소저감 농법을 통해 생산된 농산물만을 거래하는 시장도 구축됐다고 강조했다.

가축분 바이오차 생산이 자리 잡기 위한 과제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농가가 우사 내 깔짚을 적정량 사용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깔짚을 깔지 않으면 일종의 가축폐기물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원화가 어렵다. 

깔짚에 들어가는 짚·톱밥의 비용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에 정부의 보조도 필요하다. 즉, 정부가 적정하게 깔짚을 사용하는 농가에 직불금과 같은 지원을 함으로써 적절한 깔짚 사용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가축분뇨 자원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축분 바이오차 실용화 기대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경제지주는 지난달 18일 경기 안성의 농협사료 안성목장에서 가축분 바이오차 생산 시연회를 열어 농장단위 바이오차 생산 가능성을 제시했다.

적정 퇴비 수요를 초과하는 가축분을 바이오차로 전환함으로써 존 퇴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축산냄새와 온실가스를 줄이고, 가축분 처리시간도 단축하는 동시에 다양한 분야에서 이를 활용해 탄소 중립에 이바지하는 구상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차(bio-char)는 350도 이상의 온도와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 가축분뇨를 열분해해 만든 소재로 농업 분야 유일의 탄소활용저장(CCUS) 기술이다.

이번 시연회에선 가축분을 바이오차로 생산하는 과정이 소개됐으며, 소규모 바이오차 생산설비에 수분 60∼70%의 축분을 투입하면 건조·탄화 과정을 거쳐 바이오차가 생산되는 현장을 확인했다.

또한 바이오차를 깔짚으로 활용하는 현장도 소개됐다. 최근 깔짚에 사용되는 톱밥 가격이 1㎏당 150원에서 450원까지 오르면서 농가 부담이 큰 상황이다. 바이오차 생산 원가는 1㎏당 160원에 불과해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고 수분 흡수에도 유리하다. 

정부는 우선 가축분 바이오차 이용기반을 확대하고자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함께 2023년도 시범사업 도입을 목표로 가축분 바이오차의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사업 방법론 개발이 진행된다. 

환경부와 가축분뇨로 바이오차를 생산할 수 있도록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정의 및 사용기준 등 법적 근거 마련을 협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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