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차, 폐기물·온실가스·화학비료 감축 일석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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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린 바이오' 권위자 서동철 경상국립대 교수
폐기물 열분해로 세계최초 바이오차 복합비료 개발
한 번 뿌려 1년 이상 농사, 화학비료 30~50% 줄여
다량의 이산화탄소 땅속 저장…시비 표준화 작업중
▲서동철 경상국립대 환경생명화학과 교수. 사진=김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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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폐기물 재활용, 온실가스 감축, 화학비료 감축 등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바이오차’ 비료 보급이 이르면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입니다."
바이오차와 폐기물 재활용 등 농업분야 바이오 기술 권위자인 서동철 경상국립대 교수(환경생명화학과)는 바이오차가 비료 등 농업분야는 물론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친환경 소재로 폭 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세계 최초로 바이오차에 비료성분을 탑재하는 ‘바이오차 복합비료’ 제조기술을 개발해 특허 출원한 서 교수는 막바지 심사작업을 거쳐 1~2개월 내에 특허 취득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차(Biochar)는 바이오매스(Biomass)와 숯(Charcoal)의 합성어로, 목재, 왕겨, 음식물쓰레기 등 다양한 유형의 바이오매스를 산소 없이 350℃ 이상 고온에서 열분해해 만드는 탄소성분의 다공성(多孔性) 고형물이다.
‘산소 접촉 없이 굽는’ 숯과 유사하지만 숯보다 광의의 개념으로, 2000년대 초 아마존 원주민의 전통 농법을 연구하다가 발견된 이후 2019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서 탄소저장 효과를 인증받았으며, 국내에서도 ‘2050 국가 탄소중립 시나리오’ 중 농업분야 핵심기술 중 하나로 선정됐다.
서 교수 이전부터 바이오차는 국내외에서 다양하게 개발돼 왔으나, 서 교수가 개발한 바이오차 비료가 숯이나 다른 국내외 바이오차 제품과 구별되는 가장 큰 차이점은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다는 점이다.
서 교수는 지난 2019년 국내 최대 바이오매스 전소발전소인 한국남동발전 영동에코발전본부에서 연료로 사용한 후 배출되는 우드펠릿 폐기물(저회)을 바이오차로 만드는데 성공했으며, 2020년 국내 최초로 이를 공정규격을 갖춘 비료로 등록했다.
국내외에 바이오차 개발은 활발하지만 탄소 외에 미네랄 등 성분도 함유하고 있어 국내에서 정식 비료로 등록된 제품은 서 교수가 개발한 제품 뿐이다.
서 교수가 개발한 ‘바이오차 비료’는 바이오차 1톤당 건중량 기준 약 2.2톤의 이산화탄소를 함유한다. 바이오차 비료를 땅에 시비하면 그 자체로 온실가스를 땅 속에 저장하는 효과를 가지는 셈이다.
현재 국내외에서 대륙붕 해저 등에 거대한 저장공간을 만들어 액화시킨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저장하는 기술(CCS 기술)이 아직 개발단계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바이오차는 이미 상용화된 경제성 높은 온실가스 저장수단인 것이다.
서 교수는 "탄소는 지구상에서 가장 안정적인 물질로 정수기, 공기청정기의 필터(활성탄)로 사용될 만큼 인체와 모든 생명체에 무해한 물질"이라며 "비료로 뿌려진 바이오차가 장기간에 걸쳐 토양, 하천 바닥 등에 퇴적돼도 그 자체로 천연 정화필터가 된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번에 특허 취득을 앞둔 ‘바이오차 복합비료’는 마치 스펀지처럼 바이오차 속에 있는 무수한 기공(구멍)에 질소·인산·칼륨 등 성분을 탑재한 비료로, 바이오차 기공 속에 유효물질을 탑재하는 기술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서 교수가 상용화 단계까지 개발했다.
바이오차 복합비료는 한 번 시비로 최소 1년 이상 농사가 가능하다. 기존 화학비료 사용량을 30∼50% 이상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비료성분이 빠져나간 바이오차 기공은 토양 내 미생물의 번식 공간으로 활용돼 토양을 비옥하게 한다.
서 교수는 "현재 농촌진흥청이 적정 시비량 등 바이오차 비료 시비에 관한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농협과 각 지방자치단체는 이르면 올해부터 농가를 대상으로 바이오차 비료 보급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축사용 깔짚 등 농업 분야는 물론 바이오차의 기공에 화장품 성분을 탑재한 바이오차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로 바이오차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경상국립대 LINC 3.0사업단에서 탄소중립 기업협업센터 센터장도 맡고 있는 서 교수는 바이오차를 활용한 온실가스 감축기술 외에 다양한 폐기물 자원화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총 184편의 논문의 학술지 게재, 20여건의 특허 등록, 5건의 기술이전 등 연구개발한 기술의 산업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서동철 교수는 "바이오차는 탄소격리를 통한 탄소중립 실현의 가장 효과적인 무기"라며 "토양 마이크로바이옴 등 바이오차에 그린(농업) 바이오 개념을 결합하면 그 파급력은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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